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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넋두리

밝은여명 2022. 7. 23. 21:10

 

◈노인의 넋두리

정년퇴직 후

반평생을 다니던 직장서 은퇴한 뒤

그동안 소홀했던 자기충전을 위해

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 나간 곳은 세계적인 명문인 하바드대학원.

이름은 그럴싸하지만 국내에 있는 하바드대학원은 "

하"는 일도 없이 "바"쁘게 "드"나드는 곳이다.

하바드 대학원을 수료하고는 동경대학원을 다녔다. "

동"네 "경"노당 이라는 것이다.

동경대학원을 마치고 나니 방콕대학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

방"에 "콕" 들어 박혀 있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학위라고 할까

감투라고 할까 하는 것도 몇 개 얻었다.

처음 얻은 것은 화백 "화"려한 "백"수.

이쯤은 잘 알려진 것이지만

지금부터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두 번째로는 장노다.

교회에 열심히 나가지도 않았는데

왠 장노냐고? "장"기간 "노"는 사람을 장노라고 한다는군.

장노로 얼마간 있으니 목사가 되라는 것이다.

장노는 그렇다 치고 목사라니..... "

목"적없이 "사"는 사람이 목사라네.

기독교감투만 쓰면 종교적으로 편향되었다고 할까 봐

불교 감투도 하나 썼다.

그럴듯하게 "지공선사" "지"하철 "공"짜로 타고

경노석에 정좌하여 눈감고 참"선"하니 지공선"사" 아닌가.....

정년!! 정년이란 말만 들어도 왠지 쓸쓸하고, 허전하고,

마치 인생의 종착역에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을 감출수가 없다

정년을 새로운 인생의 첫걸음이라 하지만,

평생 동안 정열을 쏟고,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직장을 떠나는 마음이

어찌 편하기만 하랴.

정년은 누구나 언젠가는 거쳐야 하는 길인 것을 .....

우리는 다 길 떠나는 나그네 .....

언제 떠나는지 서로 몰라도

가다보면 서로 만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애절한 사연 서로 나누다

갈랫길 돌아서면 어차피 헤어질 사람들.....

더 사랑해 줄걸 후회할 것인데

왜 그리 못난 자존심으로용서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하고 미워했는지.....

사랑하며 살아도 너무 짧은 시간

베풀어 주고 또 줘도 남는 것들인데

웬 욕심으로 무거운 짐만 지고 가는

고달픈 나그네 신세인가 .....

그 날이 오면 다 벗고 갈텐데

무거운 물질의 옷도, 화려한 명예의 옷도,

자랑스런 고운 모습도.....

더 그리워하면 더 만나고 싶고,

더 주고 싶고, 보고 또 보고

따뜻이 위로하며 살아야 하는데

왜 그리 마음에 문만 닫아걸고

더 사랑하지 않았는지

아니 더 베풀지 못했는지.....

천년을 살면 그리할까?

만년을 살던 그러리요.

사랑한 만큼 사랑 받고

도와준 만큼 도움 받는데

심지도 않고 거두려고만

몸부림쳤던 부끄러운 나날들.....

우리가 서로 아끼고 사랑해도

허망한 세월인 것을

어차피 저 인생의 언덕만 넘으면 헤어질 것을

미워하고 싸워 봐야 상처난 흔적만 훈장처럼 달고 갈텐데

이제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이제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사랑해야지.

우리는 다 길 떠날 나그네들 이라네.

※ 나이 칠십은 인생 후반전입니다.

아직도 길은 멉니다    

연장전으로 다시 이어지거든요.    

이 땅의 젊은 노인들이여 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