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아침
송순(宋純 )<면앙정가(俛仰亭歌)>해설 본문
송순(宋純 )<면앙정가(俛仰亭歌)>해설
* '면앙'의 의미 (2021학년도 <수능완성> 인용)
면앙정의 현판에는 송순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다. 굽어보면 땅이요 우러르면 하늘이라. 이 사이에 정자가 있으니 호연한 흥취 일어나네. 풍월을 부르고 산천에 읍하여 명아주 지팡이로 평생을 보내노라. ‘면앙’이라는 명칭은 글귀의 첫 행에서 나온 것으로, 땅을 굽어보고 하늘을 우러른다는 의미이다. 현판의 글귀를 통해 송순이 면앙정 주변의 자연에 대해 어떻게 인식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유롭게 완상할 수 있고, 자연물에 생명력과 의지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상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간이 면앙정 주변의 자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송순은 자신이 이런 공간에서 세속적인 욕망을 버리고 유유자적하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1. [서사1] 제월봉의 형세 * [현대어] 무등산의 한 줄기가 동쪽으로 뻗어 있어 / 멀리 떨치고 나와 제월봉이 되었거늘, / 끝없이 넓은 들판에 무슨 짐작(생각)을 하느라고 / 일곱 굽이가 함께 움츠려 무더기로 벌여 놓은 듯하고 / 가운데 굽이는 구멍에 들어 있는 늙은 용이 / 선잠을 막 깨어 머리를 얹히어 놓은 듯하니.
-무등산의 한 지맥이 동쪽으로 뻗어 있다는 시각적 묘사 -무등산의 웅장함. -제월봉은 무등산 줄기에서 떨어져나와서 넓은 광야 가운데서 생각에 잠겨 있다는 표현으로, 의인법 사용. -늙은 용 : 제월봉이 굽이굽이 이어져 있는 일곱 굽이를 비유. -그 중 가운데 굽이는 선잠을 막 깬 늙은 용이 머리를 얹어놓은 듯한 모습이라고 표현. -작가가 세상을 넓고 멀리 보고자 하는 태도가 암시되고 있다. -작가는 면앙정의 주인으로서 용과 청학에 비유하여 기상을 암시. 2. [서사2] 면앙정의 모습 * [현대어] 너럭바위 위에 / 소나무와 대나무를 헤치고 정자(면앙정)를 앉혔으니 / 구름을 탄 청학이 천 리를 가려고 / 두 날개를 벌리고 있는 듯하다.
-면앙정을 구름 탄 청학에 비유. -두 날개를 활짝 펴고 천 리를 날아가려는 모습이라고 표현. 3. [본사1] 면앙정 앞의 시냇물 모습 * [현대어] 옥천산, 용천산에서 흘러 내린 물이 / 정자 앞 넓은 들에 끊임없이 펴진 듯이 / 넓으면서도 길고, 푸르면서도 희다. / 쌍룡이 몸을 뒤트는 듯, 긴 비단을 쫙 펼쳐 놓은 듯 / 어디로 가느라고 무슨 일이 바빠서 / 달리는 듯, 따르는 듯, 밤낮으로 흐르는 듯하다.
-면앙정 앞의 넓은 들판에 흘러내리는 강물을 쌍룡과 긴 비단에 비유. -바쁘게 달려 가는 듯하는 표현을 통해 의인법 사용. 생동감. -대구법, 열거법. -우리말의 묘미 잘 살림. -산들이 늘어선 웅장한 모습을 통해 작가 자신의 기상을 암시. 4. [본사2] 물가의 풍경 * [현대어] 물을 따라 펼쳐진 모래밭은 눈같이 펼쳐져 있는데 / 어지러운 기러기는 무엇을 어르느라고(짝을 짓느라고) 앉았다 날았다, 모였다 흩어졌다 / 갈대꽃을 사이에 두고 울면서 따라다니는가?
-주변의 모래밭, 갈매기와 갈대밭을 시각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표현. -기러기 : 사랑의 감정을 전하는 사람에 비유. -우리말의 묘미 잘 살림. 5. [본사3] 면앙정에서 우러러 본 산봉우리들 * [현대어] 넓은 길 밖, 긴 하늘 아래 / 두르고 꽂은 것은 산인가 병풍인가 그림인가 아닌가? / 높은 듯 낮은 듯, 끊어지는 듯, 이어지는 듯 / 숨거니 보이거니 가거니 머물거니 / 어지러운 가운데 유명한 체 뽐내며 하늘도 두려워 않고 우뚝하게 서 있는 것이 추월산 머리를 이루고 / 용귀산, 봉선산, / 불대산, 어등산, / 용진산, 금성산이 / 허공에 늘어서 있거든 / 멀리 가까이에 있는 푸른 언덕(절벽)에 머문 것이 많기도 많구나.
-산봉우리들의 모습이 병풍과 그림에 비유. -역동적 이미지. 산봉우리의 이어진 모습을 높은 듯 낮은 듯, 끝나는 듯 이어진 듯, 숨은 듯 분명히 나타난 듯, 가는 듯 머문 듯하다. -대구법, 열거법. -우리말의 묘미 잘 살림. 6. [본사4] 면앙정의 봄 * [현대어] 흰 구름, 뿌연 안개와 놀, 푸른 것은 산 아지랑이로구나. / 수많은 바위와 골짜기를 제 집으로 삼아 두고 / 나면서 들면서 아양도 떠는구나. / 날아 오르거니 내려 앉거니 긴 하늘로 떠났다가 넓은 들로 건너갔다가 / 푸르기도 하고 붉기도 하고, 옅기도 하고 짙기도 하고 / 석양과 섞여 가랑비조차 뿌린다.
-묘사의 대상은 흰 구름, 안개와 놀, 아지랑이. -색채의 대비 효과. 흰색과 푸른 색. -아양도 떠는구나 : 자연 친화의 즐거움을 감정 이입. -나고 들고, 오르고 내리고, 하늘로 떠나고 들판을 건너고 등으로 열거법과 동적 이미지. -해가 지는 석양와 함께 내리는 가랑비를 통해 봄이 온 자연의 신비한 분위기를 표현. -활유법, 열거법. -경쾌한 리듬감을 주어 봄의 생동감을 잘 표현함. 7. [본사5] 면앙정의 여름 * [현대어] 가마를 재촉해 타고 / 소나무 아래 굽은 길로 오며 가며 하는 때에 / 푸른 버드나무에서 우는 꾀꼬리는 흥에 겨워 아양을 떠는 구나. / 나무 사이가 우거져 녹음이 짙어진 때에 / 백 척 난간에서 긴 졸음을 내어 펴니 / 물 위의 서늘한 바람이야 그칠 줄을 모르는구나.
-남여 : 뚜껑이 없는 가마. -꾀꼬리의 교태를 통해 작가의 자연친화의 흥겨움을 감정이입. -백 척 난간에서 긴 졸음 : 과장법을 통해 자연 속에서의 여유로움을 표현. -수음의 얼린 적, 수면 양풍 : 여름의 계절감을 불러일으킴. 8. [본사6] 면앙정의 가을 * [현대어] 된서리 걷힌 후에 산 빛이 수놓은 비단 물결 같구나. / 누렇게 익은 곡식은 또 어찌 넓은 들에 퍼져 있는가? 고기잡이를 하며 부르는 피리도 흥을 이기지 못하여 달을 따라 계속 부는구나.
-된서리, 수놓은 비단 같은 산 빛, 누렇게 익은 곡식 : 가을의 계절감. -금수 : 단풍의 비유 -황운 : 누렇게 익은 곡식의 비유. -한가로운 여름의 흥취를 표현. 9. [본사7] 면앙정의 겨울 * [현대어] 초목이 다 진 후에 강산이 묻혔거늘 / 조물주가 야단스러워 얼음과 눈으로 꾸며 내니 / 경궁요대와 옥해은산 같은 설경이 / 눈 아래 펼쳐져 있구나. / 하늘과 땅도 풍성하구나.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경치로구나.
-얼음, 눈 : 겨울의 계절감. -경궁요대 : 옥으로 장식한 궁전과 누대(樓臺)라는 뜻으로, 호화로운 궁전을 이르는 말. 곧 눈에 덮인 아름다운 자연의 비유. -옥해은산 : 눈 덮인 들판과 산의 비유. 10. [결사1] 자연친화의 풍류 * [현대어] 인간 세상을 떠나와도 내 몸이 한가로울 겨를이 없다. / 이것도 보려 하고 저것도 들으려 하고, / 바람도 쏘이려 하고 달도 맞으려 하고, / 밤은 언제 줍고 고기란 언제 낚으며, / 사립문은 누가 닫으며 떨어진 꽃은 누가 쓸 것인가? / 아침이 모자라거니 저녁이라도 싫을쏘냐? / 오늘도 부족한데 내일이라고 넉넉하랴? / 이 산도 앉아 보고 저 산에 걸어 보니 / 번거로운 마음에 버릴 일이 전혀 없다. / 쉴 사이도 없는데 길이나마 전할 틈이 있으랴? / 다만 지팡이 하나만이 다 무디어져 가는구나.
-인간 세상을 떠나와도 : 현실적 가치와 욕망을 좇는 인간 세상과 거리를 두고서 자연친화를 누리는 삶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 하지만 인간세상과 대립되는 공간으로서가 아니라 물아일체의 공간으로서 자연을 드러냄. -한가로움 : 핵심어. 유유자적(얽매임이 없는 자유로움). -자연를 구경하느라 바쁨을 열거법과 과장법과 설의법으로 표현. 11. [결사2] 신선의 풍류감 * [현대어] 술이 익었으니 벗이 없을 것인가? / 부르게 하며, 타게 하며 켜게 하며, 흔들며 / 온갖 소리로 흥취를 재촉하니 / 근심이라 있겠으며 시름이라 붙었으랴. / 누웠다가 앉았다가 구부렸다가 젖혔다가 / 시를 읊다가 휘파람을 불었다가 마음 놓고 노니 / 천지도 넓디넓고 세월도 한가하다. / 복희 황제 시대의 태평성대를 몰랐더니 지금이야말로 그 때로구나. / 신선이 어떤 것인가 몰랐는데 이 몸이야말로 신선이로구나.
-자연 속의 흥취를 돋우기 위해 술과 음악과 춤이 표현됨. -이런 흥취를 자연을 배경으로 하여 인간 세상의 '벗'과 더불어 즐김. -자연과 인간 세상을 단절, 분리시키고 있지 않음. 12. [결사3] 자연 속의 호탕한 마음 * [현대어] 아름다운 자연을 거느리고 내 평생을 다 누리면 / 악양루 위의 이태백이 살아온들 / 호탕정회야 이보다 더할쏘냐.
-호탕 정회 : 씩씩하고 호방한 기상이 있는 감정과 품은 생각. -이러한 정서를 이태백과 비교하여 강조. 호연지기. -설의적 영탄. 13. [결사4] 임금 은혜에 감사 * [현대어] 이 몸이 이렇게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역군은'이란 표현이 사용된 이유. ① 사대부인 작가가 '충'이라는 유교적 관념을 드러내려는 관용적 표현. ② 강호의 삶 즉 자연친화의 삶이 인간 세상과 배타적으로 구별되는 삶이 아니라, 임금이 상징하는 세상적인 질서와 함께 예찬되어야 함. ③ 작가에게 자연은 인간 세상과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임금의 치세가 이루어지는 한 부분이다. 강호가도(자연의 아름다움과 유교의 충의 사상이 결합. 자연친화+임금 은혜에 감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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