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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왕후

밝은여명 2023. 4. 16. 22:10

◈문정왕후

조선 역사 500년 동안

가장 망국적인 삶을 살다간 여인을 꼽으라면

문정왕후와 명성왕후를 꼽을 수 있습니다.

명성황후는 나라를 말아먹은 여자이기 때문에
황후라는 존칭도 아깝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오늘은 문정왕후에 대한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문정왕후도 그에 만만치 않습니다.
파평윤씨 전횡에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졌고 
임꺽정을 비롯한 도둑이 팔도에 기승을 부렸습니다.
 
때는 조선 중엽.
폭군 연산을 몰아낸 박원종을 비롯한 혁명군 일당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세가 등등했습니다.
하기야 바지 사장,
아니 바지 임금을 세워놓고 국정을 좌지우지 하고 있었으니
꿀 빠는 맛이 기가 막혔지요.
당시 혁명군에 업혀서 왕이 된 중종은 로봇 임금이었습니다.
 
중종의 세 번째 부인으로 입궐한 문정왕후가 조정의 공기를 파악해 보니
자기 남편 중종이 너무 불쌍해 보였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자기 남편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었습니다.
자기 친정 식구들을 끌어 들여 요소요소에 앉혔습니다.
 
이 무렵 파평 윤씨의 본거지 파주 땅 탄현과 운정은
파평윤씨 땅을 밟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다는 말이 인구에 회자 되었습니다.
 
왜냐구요?
지금이야 일제가 수리사업을 해서 김포평야와 여주, 이천 쌀을 쳐주지만
그 때 조선 땅에서 제일 비옥한 땅은 황해도 연백평야였고
그 다음이 파주 탄현 운정 일대 였습니다.


조선왕조 500년동안 막강한 힘을 자랑했던 4대척벌이 있습니다.
청주한씨, 파평윤씨, 안동김씨, 여흥민씨 입니다.
4대천왕이지요.

이들 중에서
이재(理財)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던 가문이 파평윤씨 입니다.

당시에도 좋은 토지는 다 손에 넣었고
최근 운정지구 개발로 수천억을 손에 넣었습니다.
우연이 아닙니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요. 파평윤씨 세력이 너무 커지다 보니까

대윤(大尹)과 소윤(小尹)으로 갈려 피터지게 싸웠습니다.
 
어찌됐거나
왕권은 중종에게 있었지만 권력은 문정왕후 손에 놀아났습니다.
오죽하면 보우스님을 병조판서에 앉히려 했을까요.
그 후광을 입은 사찰이 오늘날 삼성동 봉은사입니다.
 
사관은 실록에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윤비(尹妃)는 사직의 죄인이라고 할 만하다.
서경(書經)에 ‘암탉이 우는 것은 집안의 다함이다.’ 하였으니,
윤씨를 두고 이르는 말이라 하겠다.'
 
조선왕조 중에 왕비에 대해
이토록 혹독한 평가를 실록에 올린 것은
문정왕후 뿐입니다.
 
각설하고,
중종이 덜컥 죽었습니다.
혁명세력이 자기들 마음데로 정치 하고 싶어서 
여자를 무한리필 해주어 치마폭에 빠지게 한 원인도 있습니다.


주지육림(酒池肉林),
이거 좋은 것 같지만 사람잡는 파티입니다.
중종은 부왕 성종과 함께 후궁 많기로 랭킹 1, 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유언에 따라 먼저 간 두 번째 부인 곁에 묻혔습니다.
원당 서삼릉 권역입니다.
그 꼴을 보지 못한 문정왕후가 남편의 묘를 파헤쳐
강남구 삼성동 정릉자리로 옮기고 자기가 죽거든 그 곁에 묻어달라고 말했습니다.
 
3년 늦게 태어나 동시대를 살았던 신사임당도
지병으로 남편보다 먼저 죽게 되자 그의 남편 이원수에게
"재혼하지 마" 라고 강하게 어필했다는 말이 전해져 옵니다.
그 시대 여자들은 남자에 대한 집착이 강했었나 봅니다.

삼성동 정릉. 한강에 홍수가 발생하면 홍살문까지 찰랑찰랑 물이 차 올랐습니다.

그 해, 대 홍수가 발생해 잠실과 삼성동 일대가 물에 잠겼습니다.

정릉도 홍살문까지 물이 찰랑찰랑 했습니다.
지금이야 한강 치수사업이 잘 되어 그럴 일이 없지만
당시에는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지대가 상습 침수 지역이었습니다.


남편 산소에 가는데 배를 타고 갔다는 보고를 받은 문정왕후는
남편 곁이 아무리 좋아도 물찬 곳은 싫다며 태릉에 홀로 묻혀 있습니다.


태능에 잠들어 있는 문정왕후. 왕능 조영사업은 죽은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위세현장입니다. 파평윤씨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했음인지 조선 왕릉 40기중

병풍석과 혼유석은 물론 문인석과 무인석 등 모든 석물이 크고 우람합니다

과시욕의 끝판입니다

 

중종의 조강지처는 일영에 있고, 둘째 부인은 서삼릉에 있으며, 셋째 부인은 태릉에 있고,
자신은 홀로 삼성동에 있습니다. 죽어서 옆에 누가 있은들 알겠습니까만 불쌍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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