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아침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애절한 사랑/각시 붓꽃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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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애절한 사랑/각시 붓꽃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보랏빛 ‘각시붓꽃’.
우리나라 전국 산기슭에 피는 꽃으로 예부터 흔하게 접했던 터라 얽힌 설화가 많다.
꽃말은 ‘기쁜 소식’ ‘사랑의 메시지’다. 가수 전민서가 부른 ‘각시붓꽃’은 그 설화를
서정적인 가락에 풀어낸 노래다.
각시붓꽃 창포꽃을 닮아
소박하게 피어난 꽃 여인을 닮았다
성황신께 내 사랑도 빌었다
홀씨를 날려보는 그 여인은 각시붓 꽃
꽃망울 눈물 맺힌 손을 내민 이별에
초록 치맛단 눈물 찍어 훔치던
각시붓 꽃 같은 여인아
홀씨를 날려보는 그 여인은 각시붓꽃
꽃망울 눈물 맺힌 손을 내민 이별에
초록 치맛단 눈물 찍어 훔치던
각시붓 꽃 같은 여인아
(전민서 ‘각시붓꽃’ 가사)
노래 속 화자는 이뤄지지 않은 사랑에 절절히 가슴앓이를 하는 여인이다.
성황신(城隍神)께 온전한 사랑을 기원했지만 결국 이별을 맞았다.
여인이 기도를 올리는 성황신은 예부터 민간에서 숭배해온 마을의 수호신이다.
이 곡의 작사가 전미영은 왜 하필 많고 많은 꽃 가운데 각시붓꽃으로 구슬픈 사랑이야기를
표현했을까? 이 꽃엔 신라시대 화랑 관창과 정혼녀 무용의 애틋한 설화가 깃들어 있어서다.
이야기는 이렇다.
백제와 결전을 위해 황산벌로 출전한 관창은 계백 장군의 결사대와 분연히 싸우다가
전사한다. 그의 정혼녀 무용은 전사한 관창을 잊지 못해 결국 그의 영혼과 결혼식을 올린다.
관창 영혼의 부인이 된 무용은 낭군을 그리워하며 매일 그가 묻힌 자리를 찾아가 옛날을
회상하며 나날을 보내다 끝내 세상을 뜬다.
이에 무용의 부모는 그녀의 사랑을 지켜주고자 관창의 무덤 옆에 무용의 시신을 안장한다.
세월이 흘러 봄은 다시 찾아왔고 관창의 무덤 옆에 수줍은 듯한 보랏빛 꽃이 피어났다.
꽃은 낭군을 잊지 못한 어린 각시를 닮았고, 잎은 휘어진 모습이 용감한 신랑 관창의 칼을
닮아 용맹스럽게 보였다. 그리하여 그 꽃을 각시붓꽃이라 불렀단다.
각시붓꽃은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남녀의 애끓는 사랑이 피워낸 꽃이다.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서정을 얽어내기에 이보다 좋은 소재가 또 어디 있을까.
유차영 (한국유행가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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