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아침
말이 씨가 되다 본문
♧말이 씨가 되다
☆땀을 뻘뻘 흘리며, 아궁이에 장작 넣으랴, 주걱으로
가마솥의 조청 저으랴, 바쁜 와중에도 추실댁의 머릿속은
선반 위의 엿가락 셈으로 가득 찼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일이다.
그저께 팔다 남은 깨엿 서른세가락을 분명 선반 위에
얹어 뒀건만, 엿기름 내러 한나절 집을 비운 사이 스물다섯 가락밖에 남지 않았으니 이건 분명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방에는 열한살 난 아들밖에 없고, 그 아들은 앉은뱅이라서
손을 뻗쳐 봐야 겨우 문고리 밖에 잡을 수 없는데, 어떻게 엿가락이 축날 수 있단 말인가!
☆추실댁은 박복했다.
시집이라고 와 보니 초가삼간에 산비탈 밭 몇마지기뿐인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다 신랑이란게 골골거리더니
추실댁 뱃속에 씨만 뿌리고, 이듬해 덜컥 이승을 하직하고
말았다. 장사를 치르고 이어서 유복자를 낳았다.
☆유복자 하나만 믿고 악착같이 살아가는데, 두해가 지나고
세해가 지나도 유복자는 일어설 줄을 몰랐다.
앉은뱅이 유복자 다리를 고치려고 팔도강산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다니며 온갖 약재를 다 써 봤지만, 괜한 밭뙈기만 날렸다.
☆할 수 없이 추실댁은 엿장수를 시작했다. 깨엿을 만들어
소쿠리에 담아 머리에 이고 이집 저집 다니며, 엽전도 받고
곡식도 받으며 하루하루 살아왔다.
☆유복자는 걷지는 못해도 여간 똑똑한 게 아니었다.
여섯살 때 업어다 서당에 보냈더니 어찌나 총기가 있는지 천자문을 두달만에 떼고,사자소학을 석달만에 뗐다.
☆추실댁이 엿장수를 하느라 서당에 못데려다 주자 집에서
독학한 글공부가 일취월장, 사서를 파기 시작했다.
☆추실댁은 먹고사는 게 급해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엿가락 수가 축난 건 그저께뿐이 아니다. 올여름 들어서
축나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부쩍 잦아졌다.
☆“나, 장에 갔다 올 테니 집 잘 보고 있거라.”
범인을 잡기 위해 추실댁은 삽짝문을 나가 골목에서 발길을
돌려 열어 놓은 장지문을 통해 몰래 부엌으로 들어가
문구멍으로 안방의 동태를 살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앉은뱅이 유복자가 주머니에서 실에 묶인 사슴벌레를 꺼내더니 벽에 붙이자 이놈이 단 냄새를 맡고 엉금엉금 기어올라 엿바구니에서 엿 한가락을 붙잡자 아들 녀석이 실을 잡아당기는 것이 아닌가...
☆그때 추실댁이 ‘쾅’ 문을 열고 ☆☆“우와..! 머리 좋은 우리 아들
정승 판서 될 재주구나!”☆☆
고함치니, 깜짝 놀란 아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자지러졌다.
☆그날의 충격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유복자는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고, 몇년 후 장원급제 해 판서를 거쳐 정승의
반열에 올랐다.
☆☆만약 그때 추실댁이 “에라, 이 도둑놈아” 그랬더라면
똑똑한 머리로 사기꾼 도둑놈이 되어 결국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자식은 못 마땅해도 덕담으로 욕을 해야 한다.
☆어렵고 힘들어도 따뜻한 격려의 말들로 우리들 가슴에
훈훈한 사랑의 꽃이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함 속에 승리하시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
나이가 들면, 건강한 사람이 가장 부자요, 건강한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요
건강한 사람이 가장 성공한 사람이며, 건강한 사람이 세상을 가장 잘 살아온 사람입니다.☆☆☆
'좋은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사(感謝)하는 인생(人生)🌼 (0) | 2023.05.19 |
---|---|
푸른 오월/노천명 (1) | 2023.05.18 |
막걸리 한잔을 나누는 친구가 그립다! (0) | 2023.05.18 |
사막관련 짧은시 3/신현정외 (0) | 2023.05.17 |
인생 통장 (0) | 2023.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