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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렁 더우렁 / 卍海 한용운

밝은여명 2023. 5. 22. 06:46

◈어우렁 더우렁 / 卍海 한용운

와서는 가고

입고는 벗고

잡으면 놓아야 할

윤회의 소풍 길에

우린 어이타

인연 되었을꼬,

봄날의 영화

꿈인 듯 접고

너도 가고

나도 가야 할

그 뻔한 길

왜 왔나 싶어도

그래도 아니 왔다면 후회했겠지

노다지처럼

널린 사랑 때문에 웃고

가시처럼 주렁한

미움 때문에 울어도

그래도

그 소풍 아니면

우리 어이 인연 맺어졌으랴,

한 세상 살다 갈 소풍 길

원 없이 울고 웃다가

말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단 말

빈 말 안 되게

어우렁 더우렁

그렇게 살다 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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