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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아침
♡ 마음의 길 ♡ 스쳐가는 것이 바람만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움도 스쳐갔고, 사랑도 스쳐갔고, 때로는 슬픔도 스쳐서 갔겠지요. 그리움은 그리움 대로 놓아두고, 사랑은 사랑대로 놓아두고, 가야할 길들 이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돌부리에 넘어지고, 그리움에 넘어지고, 슬픔에 넘어지고 말겠지요. 낙엽진 산길을 걸어보면 압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꽃길만이 아니라 청산도 걸어서 왔고, 들길도, 강길도 걸어서 왔다는 것입니다. 산길 들길 강길도 다 지나고, 봄길과 가을길도 다 지나서 지금은 마음의 길을 걸어 가고 있습니다. 마음의 길은 끝이 없습니다. 부모님과의 길, 가족과의 길, 친구와의 길, 모두 다른 것 같으면서도 전부가 다 다른 내 안에 인생입니다. 길은 영원한 것 같으면서도 영원하지 않고, 시간과 인생은 ..
◈계절이 초록 옷을 입을 때/ 김지향 초록 옷 입은 계절이 초록 바람을 먹고 펄럭펄럭 옷깃을 펄럭일 때 우리는 참 싱그러운 초록이 된다 숲들이 옷깃을 펄럭일 때마다 사람은 온통 초록 물감 통에 빠져 초록 숲이 된다 초록 숲이 된 우리의 가슴에 휘파람새가 숨어들어 몸 전체를 연주한다 휘파람새가 우리 묨을 연주할 동안은 사람의 눈흘김도 게걸음도 거치른 말솜씨도 일시에 화해로운 노래가 된다 초록 노래로 흐른다.
◈쌀 노래/ 이해인 나는 듣고 있네 내 안에 들어와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뼈가 되는 한 톨의 쌀의 노래 그가 춤추는 소리를 쌀의 고운 웃음 가득히 흔들리는 우리의 겸허한 들판은 꿈에서도 잊을 수 없네 하얀 쌀을 씻어 밥을 안치는 엄마의 마음으로 날마다 새롭게 희망을 안쳐야지 작은 양의 쌀이 불어 많은 양의 밥이 되듯 적은 분량의 사랑으로도 나눌수록 넘쳐나는 사랑의 기쁨 갈수록 살기 힘들어도 절망하지 말아야지 밥을 뜸 들이는 기다림으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희망으로 내일의 식탁을 준비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