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아침
살며 사랑하며 본문
◈살며 사랑하며
세상에 완벽하게 승리하고 성공한 사람이 있을까요?
누가 봐도 성공한 사람인데, 그 성공 뒤에 함께 따라오는 실패의 그림자를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장자(莊子)가 밤나무 숲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산목(山木)> 편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장자가 울창한 숲으로 여행을 갑니다.
어디선가 날개가 넓고 눈이 큰 까치 한마리가 날아와 밤나무에 앉았습니다.
장자는 돌을 들어 새를 잡으려 했습니다.
장자가 까치를 향해 돌을 던지려는 순간 까치는 자기가 위험에 빠진 것도 모르고 나무에 있는 사마귀 한마리를 잡아 먹으려고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마귀는 까치가 자기를 잡아 먹으려 한다는 사실을 모른채 매미를 향해 두 팔을 쳐들어 잡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매미는 그것도 모르고 그늘에서 자신이 승리자인양 모든 위험을 잊고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장자는 순간 세상 그 누구도 진정한 승자가 없음을 깨닫고 던지려던 돌을 내려놨습니다.
그때 밤나무 숲을 지키는 산지기가 쫓아와 장자가 밤을 훔치는줄 알고 그에게 욕을 퍼부으며 막대기를 흔들어 댔습니다.
장자 역시 최후 승자는 아니었습니다. 장자가 밤나무 숲에서 깨달은 것은 망신(忘身) 입니다.
망신은 자신(身)이 곧 잡아 먹히리라는 사실도 모르고(忘) 눈앞의 승리에 취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서로 먹히고 물려 있으면서 자신이 영원한 승리자인듯 착각합니다.
지금 나의 승리 뒤에서 또 다른 승자가 내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망신의 축배를 듭니다.
내 이익과 생존을 위해서 상대방을 누르고 이겨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 또한 누군가의 제물이 될 것이란 사실은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장자 우화에 나오는 매미든, 사마귀든, 까치든, 장자든 각자 처지에서 자신이 승리의 주역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승리를 확신하고 승리에 도취해 있는 순간 뒤에서 그 승리를 뺏으려고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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