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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영강

밝은여명 2023. 5. 23. 03:29

◈돌

 

돌이 되고 싶다

잘난 구석 하나 없어도,

세월의 강물에 모난 곳 닦고

둥글둥글 묵묵히 제자리 지키는

수많은 돌 중의 하나이고 싶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 그곳에서

지나가는 가을바람 동무 삼아 놀다가

땅위로 기는 것들 쉬어 가는 그늘도 되고

아침마다 이슬에 몸을 씻어

하늘거울에 내 몸 비춰보고 싶다

 

때론 지나가는 발길에 채여도

그대 기다리는 마음으로 내 몸 속 길을 내면

어느 날 그대 피곤한 발걸음 내게 얹으며

지친 삶 내려놓고 쉬었다 가게

그대, 나를 밟고

한 세상 건너가시게

 

-글 영강-

◈7

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
돌아선 반환점에
무리 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 들겠지

무성한 잎새로도
견딜 수 없는 햇살
굵게 접힌 마음 한 자락
폭우 속으로 쓸려간다

 

-글 목필균-

 

◈7월의 노래

여름은 화안한 웃음인가 봐?
여름은 새파란 마음인가 봐?

풀도 나무도 웃음이 가득
온통 세상이 파란 빛이야

숲에서 들린다, 여름의 노래
들판에 보인다 여름의 빛깔

시원한 바람은 어디서 올까?
정말 7월은 요술쟁이야

-글 /엄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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